거센 풍랑 헤치고 희망의 돛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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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풍랑 헤치고 희망의 돛 다시 올린다
  • 입력 : 2008. 12.30(화)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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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전남 조선업’ 재도약 깃발
▲ 전남 조선업계에 2008년은 최악의 한 해였다. 위기와 난관을 딛고 조선업체 근로자와 관계기관 등은 소의 우직함으로 희망찬 2009년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 불황 “꿋꿋히 잘 버텼다”評…내년 세계시장 회복 호황 대비해야

‘기술집약형 중소선박’ 17% 틈새시장 노린다

긴급자금·기술개발 지원 ‘조선업 재기 관건’


전남 조선업계에 2008년은 악몽 같은 한 해였다. 거센 풍랑을 만난 ‘일엽편주’운명이 됐다. 경제위기 여파가 본격화 된 10월 이후 끝 모를 심해로 빠져 들었다. 선박 수주가 줄고 선박 건조에 필요한 ‘돈’도 봄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 말라붙었다.

영세 조선업체는 부도에 내몰리고 중견업체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미국발 세계경기 위축에 따른 수주 감소, 자금사정 악화가 원인이었다. 덩달아 심혈을 기울인 조선타운 조성사업도 거센 풍랑에 흔들렸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를 부른다고 했던가.

조선업체 근로자들과 전남도, 각 시군 등은 12월10일 재도약을 약속했다. 다시 한 번 조선업 부흥기를 일구기 위한 각종 행정, 금융 지원 대책도 실행에 들어갔다. 풍랑이 지나가고 난 바다 위, 수평선 너머 반짝이는 밝은 미래를 향해 2009년 전남 조선업계는 쾌속엔진을 달고 제2의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편집자 주>

조선업 집중된 전남서남부 ‘침체’ 조성된 지 20여년이 지나도 허허벌판이던 전남목포의 대불산업단지는 2007년부터 “땅이 부족하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중소규모 조선업체가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즐거운 비명’도 잠시, 2008년 하반기 이후 대불산단 입주업체들은 ‘괴로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선박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 목포본부가 발표한 ‘9월 중 전남 서남부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선박 수출은 5천900만 달러로 8월의 3억900만 달러에 비해 2억5천만 달러나 감소했다. 전남영암에 있는 세계5위 규모의 현대삼호중공업 마저 수출이 28.5% 줄어들었다. 또 대불산단의 생산액도 지난 7월 이후 하락을 지속했으며 고용인원 역시 8천708명으로 지난 7월 8천924명을 기점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조선타운 조성도 풍랑에 ‘흔들’ 전남조선업 중심지역이 침체에 허덕이자 전남도가 추진 중인 조선타운 조성사업도 풍랑에 흔들렸다. 조선타운 입주를 약속한 업체 가운데 절반 가량이 투자 포기를 선언했다. 조선기자재, 해양레저조선 등 20개 업체가 2조5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약속된 터였다. 도가 5조4천413억 을 들여 조선타운을 세우려는 곳은 신안군 압해면과 고흥군 도양읍 일대 등 2곳. 2009년 3월께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일각에서는 “조선타운 조성으로 인구유입 10만 명과 연간 5조9천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480억 원의 지방세 수입을 기대했던 도의 야심찬 계획이 물건너 갔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 위기에 놓인 C&중공업 위크아웃에 들어간 C&중공업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이 무산돼 협력업체와 납품업체들의 줄도산마저 우려되고 있다.

▲ 희망찬 2009년을 위해… 전남 영암 대불산단에 있는 한 조선하청업체 블록 제작작업장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C&중공업 자금지원 무산 조선타운 조성 차질에 이어 결정타는 C&중공업의 워크아웃 신청이었다. 특히, 워크아웃에 들어간 C&중공업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이 사실상 무산돼 ‘암울한 전망’을 더욱 부추겼다. C&중공업의 최대 최권자인 메리츠화재는 12월 29일 긴급 운영자금 15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한 것.

C&중공업은 500여개의 협력?납품업체에 체불한 금액만도 총 728억2천만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불산단 입주기업 15곳에 30억 원을 비롯해 전남지역 기업들의 피해액도 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10조 달성하자” 한목소리 이처럼 하루하루가 ‘무너지지 않는 게 다행’이던 전남조선업계는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각오로 신발끈을 다시 조이기 시작했다.

연일 우울한 소식이 이어지던 지난 12월 10일 영암 호텔 현대에는 박준영 도지사, 시장·군수, 조선업체 근로자 등 전남 조선업계 인사 300여명이 모였다. 이날 열린 행사는 제1회 조선인의 날 기념식이었다. 침체의 늪에 빠진 조선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전남 조선산업 클러스터 구축이 마무리되는 2012년에 연간 매출액 10조를 달성하자는 의미에서 행사날짜도 12월 10일로 정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조선업 위기’라는 상황에서 다소 무리해 보이는 목표를 발표했다. 매출액을 2008년 5조 원에서 2009년에는 7조 원으로 목표를 올렸다. 고용인원도 5천명 이상 늘려 잡았다. 2008년 2만5천명에서 2009년 3만 명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조선업 위기를 무마해보려는 ‘정치’적 이벤트’”라는 혹평이 나왔다. 그러나 전남조선업계의 생존전략, 행정과 금융지원 방안 등을 모은 ‘전남조선업의 마지막 회생카드’였다.


“전남조선업 체질강화 해 위기넘는다” 그날 이후 전남도는 각종 행?재정적 조선업 지원대책을 내놨다. 가장 먼저 말라붙은 자금개선을 위해 금융기관협의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분야별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전남조선업의 경쟁력과 역량을 높여 체질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조선기자재 단지의 기반 조성과 중형조선소들의 기술력을 높이는 사업을 추진한다. 목포대학교는 장비구축과 활용, 연구개발, 인력양성 등을 추진하며 전남TP는 과학기술진흥협력센터 건립, 과학기술(조선) 육성사업 등 서남권 과학연구단지사업을 진행한다.

향후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레저선박산업을 집중 육성해 조선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획도 마련했다. 목포해양대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해양레저보트산업 지역혁신체계 구축과 레저보트업체 네트워킹, 기술개발을 맡아 조선업체를 지원한다.

여기에 자족형 요트시티 구축과 레저보트의 생산/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중소형 조선소 안정화 지원대책도 마련했다. 후판 등의 원활한 조달 지원을 통한 경영여건 개선, 고부가 핵심·원천기술 개발 등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지원한다. 또 현재 가장 시급한 중소형 조선업체에 대한 금융지원방안도 마련했다.

전남도는 청와대, 국회, 금융기관을 방문해 조선소 시설자금 및 R/G발급에 대한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도 금융지원협의회를 구성·운영해 조선업의 재기를 돕는다. 2008년 차질을 빚었던 서남권 지역에 생산과 생활공간을 함께 개발하는 조선타운 조성도 다시 한 번 추진한다.

여기에 2008년 ‘대불단지 혁신클러스터사업’이 정부로부터 선정돼 대불-삼호-삽진산단, 산정농공, 해남-진도-신안조선단지에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기술혁신역량 강화 등 매년 50억 원 규모의 국비가 지원된다.

수평선 넘어 출렁이는 ‘세계 조선시장’ 이 같은 전남조선업계의 2009년 목표가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이를 뒷받침 할 다방면에 걸친 조선업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향후 세계조선산업의 전망도 우울한 잿빛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협회 김영훈 소장은 12월 전남조선인의 날 행사에서 “세계 금융위기, 세계 해상 운임시황의 단기적 조정으로 일시적 어려움이 있지만, 노후 선박의 잠재적 대체 수요 상존, 단일선체(1겹) 퇴출 등 국제규정 강화 등 국제적 환경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협회는 세계조선 물량이 2010 ~ 2013년 사이에 31.9백만 CGT수준, 2020년까지 장기적으로는 그 이상이 예상돼 2~3년 후의 호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21세기조선 문귀호 회장은 “중소형조선은 대형조선과 차별화된 시장”이라며 중소형 선박제조 중심의 전남조선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문 소장은 또 “조선시장에서 중소형 조선이 17%를 차지하는 등 중소형 조선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선업, 포기할수 없는 전남의 미래 여기에 전남조선업이 이뤄낸 기존의 성과는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가장 큰 근거다. 이미, 전남 경제의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조선산업은 이미 포기할 수 없는 전남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기준으로 전남 제조업 중 생산액 32%, 고용인원 35%를 차지하는 등 전남 경제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조선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계획한 2004년 1조8천억 여원이었던 매출액도 2008년엔 5조3천억이 넘었다.

특히, 중소형조선소는 매출액이 2007년 3천여억 원에서 2008년 8천500여억 원으로 180%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9년엔 1조5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남 인구가 계속 감소했지만, 조선인력이 많은 목포·무안은 2004년 말 305,249명에서 2008년 10월 기준 31만1천263명으로 2%(6,014명)가 늘어났다.

이는 조선인력이 2004년 1만5천명에서 2008년 2만5천명으로 1만 명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또한, 가동 중인 조선소는 모두 평균 2~3년치의 선박 건조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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