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뉴스] 최근 현직 경찰관이 불법촬영 혐의로 직위해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민적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단속 주체인 경찰이 오히려 가해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디지털 성범죄 대응 체계의 신뢰성과 실효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나주화순)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불법촬영 범죄(촬영·유포·소지·구입·시청 등) 발생 건수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았으나, 검거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2024년 불법촬영 범죄는 7,202건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하지만 검거는 6,020건에 그쳐, 2023년 소폭 증가했던 검거율(86%)이 작년에는 84%로 다시 하락했다. 이는 범죄의 증가 속도를 경찰의 단속 및 수사 능력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검거율 하락의 배경으로는 사이버수사 인력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 수사 인력 현황을 보면, 사이버수사 인력은 2023년 정원 2,591명, 현원 1,677명에서 2024년 정원 1,212명, 현원 830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경제·사이버 통합수사팀 운영에 따른 조직 재편"이라고 설명했으나, 사이버 전담 인력의 급격한 축소가 실제 디지털 성범죄 단속력 저하로 이어진 현실을 감안하면 "궁색한 설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불법촬영 범죄가 청소년층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피의자의 93.2%가 남성으로, 20~30대가 전체의 61%를 차지하지만, 미성년자(18세 이하)의 가담 비율이 폭증했다. 18세 이하 피의자는 2020년 710명에서 2024년 1,372명으로 5년 새 93% 증가했다. 이는 30세 이하 증가율(23%)보다 4배 이상 빠른 속도이며, 전체 피의자 중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13.8%에서 22.1%로 확대됐다.

피해자 역시 88%가 여성이며, 특히 20~30대 여성 피해자가 전체의 65% 이상이지만, 미성년자 피해도 급증했다. 20세 이하 여성 피해자는 2020년 944명에서 2024년 1,623명으로 5년 새 72% 가까이 증가했다. 이 수치는 전체 여성 피해자 증가율(45%)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이 불법촬영 피해의 최전선에 서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신정훈 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불법촬영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피해자의 삶 전체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강조하며 "디지털 성범죄 대응의 핵심은 현실에 맞는 수사 인력과 기술 인프라 확보"라고 말했다.

또한 신 의원은 "AI 합성·유포 등 신종 디지털 성범죄가 확산되는 만큼, 불법사이트 차단과 피해자 보호, 영상 삭제 지원 등 정부 차원의 디지털 성범죄 전담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김미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