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짓는 정성으로 아파트 시공 흙수저 ‘꿈’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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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집 짓는 정성으로 아파트 시공 흙수저 ‘꿈’ 이루다
신임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지회ㆍ영무건설 박재홍 회장 인터뷰
  • 입력 : 2016. 10.31(월) 08:27
  • 박병모 기자
신임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지회ㆍ영무건설 박재홍 회장

6남매의 장남인 그가 지금은 전국 1만1600여개 종합 토목·건축업체 가운데 100위 안에 들 정도로 크게 성장해 어엿한 회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28일 제9대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 지회장으로 취임한 박재홍 영무건설 회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800여개 광주·전남지역 업체의 수장이 됐다.

흙 수저로 태어났지만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에는 오직 하나의 철학이 있었다. 그는 아파트를 지을 때마다 내 집하나 갖고 싶었던 꿈과 간절함으로 혼을 불어넣었던 게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었고 그게 오늘의 영광으로 이어졌다고 단언한다.

물론 여기에는 먹고 살기도 어려웠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절박감도 녹아내리고 있다. 전문대를 중도하차하고 현대건설의 사우디 현장으로 돈을 벌려간 것도 그래서다. 모래사막에서 꼬박꼬박 2년간을 저축했지만 막상 귀국해보니 동생들의 학비를 돌려막기도 바빴단다.
그렇다고 자신의 전공과목으로는 취직하기도 쉽지 않은 터라 어쩔 수 없이 막일을 하는 소위 ‘노가다’를 해서 입에 풀칠을 했다. 그게 짠했던지 친구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들어왔고 그게 건설업계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하지만 부도가 나면서 그동안 축척된 경험과 기술을 썩힐 수 없어 종합건설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2002년이다. 친구 건설회사에 재직할 때 지은 2만 세대와 자신의 회사 브랜드인 영무건설 앞으로 시공한 1만5천세대, 그러니까 모두 3만5천여 아파트를 짓다보니 어린 시절에 간절하게 바라고 바랐던 꿈이 이뤄진 셈이다.

내 집처럼 아파트를 짓는다는 정성을 쏟다보니 제법 이름이 알려지게 되면서 광주는 물론 나주 혁신도시, 김천, 파주, 충북 등 타 지역으로 진출한 아파트 또한 대박으로 이어졌다.
브랜드 이미지도 한 몫 했다. 한때 한글 바람이 불어 ‘예다음’이라는 아파트 이름을 내건 게 적중했다. 다소 생소하지만 브랜드에 얽힌 뜻을 새겨보면 그 의미가 새록새록 묻어난다. 재주‘예’, 차 ‘다’, 소리 ‘음’이다.
‘광주’가 예술과 문화가 숨쉬는 도시라는 점을 형상화해서 예를 땄고, 어린 시절 간절하게 바랐던 집에서 가족들이 모여 차를 나누고 다정다감한 소리가 들리는 곳이 ‘예다음’ 아파트라고 강조한다.

브랜드 이미지 속에는 박회장의 성격과 철학이 켜켜이 쌓여있다.
광주를 예술도시로 승화시키는데 자신이 먼저 앞장선다는 심정으로 시범을 보였다. 영무건설이 시공한 수완지구 아파트 지하실을 젊은 작가들이 사용하라고 무료로 내준다. 물이 새지 않도록 단단하게 방수처리를 하고 산뜻하게 꾸민 4개의 사무실에서 작품 활동에 전념하도록 공간을 내줬다.
그러면서 단지 내 아파트 주민들이 젊은 작가들로 부터 동양화나 서양화 공예들을 배우거나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광주만의 문화 예술 공동체를 위한 박 회장의 아이디와 배려가 돋보인다.

요즘 일자리 창출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지만 주택건설 업체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청년들과 실버세대의 일자리 해소를 위해 단지 내 탁아소나 유치원, 학원 시설을 지어 주민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하도록 권장한다. 시공업체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맘 놓고 뛰놀며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되면 국가차원의 장려책인 출산율을 높힐 수 있고 거기에 젊은이들이 학원을 차리거나 탁아소에 취업을 할 수 있고, 특히 단지 내 노인들로 하여금 우편물이나 택배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준다.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출산과 취업, 일자리 해소라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안한다. 물론 여기에는 주택건설업체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행정기관에서 시공업체들이 투입한 만큼 인센티브 차원에서 용적율을 높여 준다면 산·학·관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회장의 이런 협치와 공동체 정신은 평소의 인간관계에서 도드라진다. 일단 그는 겸손하다. 별로 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열쇠 또는 자물쇠라는 뜻의 ‘쇠때’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별로 드러내 보이기를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이제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겸연쩍다는 듯이 슬며시 입을 연다.

인재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그는 장학금을 전남대를 비롯한 지역대학에 기부했다. 경영자과정 총연합회장과 경영전문대 자문위원을 지낸지라 전남대와 각별하게 인연이 깊다. 올해 전남대에서 주는 용봉경영자대상을 수상한 것도 그래서다.

그의 사회공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외계층인 노인과 장애우 단체로 이어진다. 주택건설업체 CEO들로 구성된 밴드단을 구성해 매년 5개 구청을 차례로 돌며 소외계층을 격려한다. 물품을 지원하면서 신명나게 함께 어울린다. 드럼을 치는 박 회장의 손놀림이 이제는 제법 프로답다. 어느 할머니가 “드럼 치는 총각 노래 한 곡 하라”고 다그치면 자신의 어머니가 좋아하는 트롯트 곡조인 ‘안동역에서’를 구성지게 부를 줄 안다.
올해로 3번째인 남구 시니어 클럽의 한마당 잔치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일자리 사업으로 혁띠, 택배, 카페, 교통신호 등 20여개 분야에서 일한 노인들과 장애우들을 초청해 무료공연을 해주면서 장기자랑과 함께 푸짐한 선물을 준다. 그런 연유에서 지역문화예술에 공로한 기여로 2011년 메세나상을 받았다.

박 회장의 효사랑은 자신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첨단지구 아파트 경로당에도 손길이 뻗친다. 그곳 노인들에게 인기가 가장 좋은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박 회장을 든다. 어른들이 거처하는 노인당에 벽지를 발라주거나 애로사항이 있으면 새롭게 단장해주는 것도 모자라 일 년에 몇 차례씩 레스토랑으로 초대해서 맘껏 음식을 들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의 포근한 인간관계는 자신과 함께 동반자로 살아가는 협력업체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번 맺은 인연은 오랜 인연으로 키워간다는 그의 경영철학은 설사 어렵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성실한 업체로 평가가 나면 함께 보듬고 나아간다. 그래서 그런지 박 회장 주변에는 항상 사람이 넘쳐난다.

이제 그의 어깨에는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지회 수장으로서 수많은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막중한 소임이 놓여있다. 주택정책 개발과 주택공급에 따른 법적·제도적 보완은 물론 현재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금융권의 중도금 대출 규제, 주택공급을 위한 용지확보, 행정절차의 간소화 등 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야 소비자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는 아파트를 싼값에 공급할 수 있다는 데서다.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는 박 회장의 우직한 경영철학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 사람 냄새가 나는 인간애, 능동적 변화 주도 등이 먹고 살기 팍팍한 현대인들에게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박병모 기자 newstokto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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