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장흥군수, "하마터면"… 이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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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장흥군수, "하마터면"… 이젠 웃었다
5.18 관련 말 한마디 잘못으로… "허위사실공표 무죄"
  • 입력 : 2017. 02.20(월) 06:51
  • 정인서 기자

김성 전남 장흥군수가 가까스로 군수직을 지킬 수 있게 되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게 되었다. 하마터면 말 한 마디 잘못으로 군수직을 내려야 할 상황이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김 군수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노경필)는 지난 16일 파기환송심을 열고 김 군수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 사실상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김 군수의 '허위사실 공표'는 5.18 당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는가, 이것으로 인해 발생한 전과기록인가의 여부 관련성 때문이었다.

그는 책자형 선거공보물의 전과기록란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1981년 1월17일)'이라고 기재했다.

그는 5.18 이전에 발생한 4월 22일 직장에서의 폭력사건으로 말미암아 구속되지는 않았으나 5월 17일부터 5월 21일까지 광주에서 머무르다 후 장흥으로 귀가했다. 민주화운동 기간이었다. 공보물에는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귀가 과정에서 그는 장흥군 용산면 솔치재에서 불심검문을 당했고 당시 신분증이 없어 버스에서 내려 시위 가담 여부 등에 관한 경찰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그러나 다음달 재수사를 받은 후 4월의 폭력 사건으로 6월 17일 구속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1981년 1월에 재판을 받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선거공보물 소명서란에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한 후, 귀향길에 불심검문으로 연행된 암울한 시대의 공권력 남용이 만든 사건입니다"라고 적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부분은 붉은 색을 넣어 부각시켰다.

이 문구를 읽기에 따라서 김 군수가 당시에 직접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되어 형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명을 놓고 광주민주화운동과 무관한 폭력사건을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불심검문으로 연행돼 부당하게 형사처벌된 것처럼 기재했다며 허위사실 공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지적은 1심 무죄, 2심 벌금 500만원, 대법 파기환송 등 3년 가까운 소송의 발단이 됐다.

김 군수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소명 한 마디로 이처럼 군수직의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선거 책자형 공보물에 자신의 전과기록을 적으면서 5·18광주민주화운동과 연관해 소명한 게 화근이었다.

기록에 나타난 폭력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37년 전인 1980년 4월 22일 전남 장흥군 관산면 옥당리에 있던 버스합동정류소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버스 매표원으로 일하던 김 군수는 일행 4명과 함께 있다 욕설을 하는 ㅎ여객 소속 버스운전사 등 2명과 시비가 붙었다.

버스 운전수인 A씨(당시 26)가 "00여객 XX들 다 죽여 버린다"는 등 욕설을 하면서 시비를 벌이자 싸움이 일어 폭행으로 번졌다. A씨는 전치 3주, A씨와 함께 있던 버스 안내원 B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김 군수의 일행 3명은 폭력행위 등으로 기소돼 구속됐고 김 군수와 다른 일행 1명은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구속되지는 않았다.

이후 광주민주화운동이 벌어진 5월17일부터 김 군수는 광주에서 친구와 함께 머무르다 5월21일 귀가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오던 도중 장흥군 용산면 솔치재에서 불심검문을 당했다.

김 군수는 당시 신분증이 없어 버스에서 내려 시위 가담 여부 등에 관한 경찰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한 달쯤 지나 다시 경찰에 소환되어 4월에 있었던 폭력사건으로 재조사를 받았고 6월 17일 무렵 구속돼 이듬해 1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군수 폭력행위 사건의 전말을 따져보면 폭력행위는 5·18민주화운동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 하지만 그 폭력행위로 인한 재조사 과정에서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광주에 있었던 것이 화근이 되어 처벌을 받은 공권력 남용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어쨌든 선거공보물 소명서란에 쓴 문구가 허위사실인지가 쟁점이 됐다. 1심 재판부는 공약 발표 등 사전선거운동 혐의에 대해 벌금 90만원을 선고하고 허위 사실 공표는 무죄로 선고했다.

소명문구가 허위 사실 표명이지만 김 군수가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군수는 지난 2006년 출간한 자서전 '부끄러운 고백'에서 이 같은 내용을 기술한다. 2002년 이후 출마한 도의회의원선거와 군수선거에서도 같은 소명문구를 적었기 때문이다.

2009년 4월 보궐선거 당시 상대 후보 측이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김 군수의 전과 소명이 허위라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증명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선관위는 '이유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이 소명문구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게 1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은 사실관계의 오인에 따른 것이라며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김 군수가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 없고, 김 군수의 학력·경력 등을 보면 허위사실 공표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이상이면 당선 무효형인 만큼 김 군수는 순식간에 군수직을 잃을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

김 군수는 상고했고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노경필)는 지난 16일 파기환송심을 열고 김 군수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 사실상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 군수의 소명 문구가 허위사실 공표라기보다 의견 표현에 해당한다고 봤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참여로 처벌받았다'는 허위사실 주장이라기보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처벌을 받은 것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있던 암울한 시대에 공권력 남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군수는 천신만고 끝에 직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비로소 김 군수는 웃게 된 것이다.

정인서 기자 webmaster@newstokt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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