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국민의당 벼랑 끝 '구원투수'로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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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2(금) 14:41
인터뷰
천정배,국민의당 벼랑 끝 '구원투수'로 나서다
문재인 ‘호남 퍼주기’ 국민의당 존재 때문...제3당 ‘캐스팅 보트 ’로 반전
  • 입력 : 2017. 07.24(월) 10:50
  • 박병모 기자
오는 8월27일 국민의당 당권 후보로 나선 천정배 전 대표

심지어 호남 텃밭에서 마저 자유한국당 보다 지지율이 낮다보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오죽 했으면 “있으나 마나한 정당 차라리 없어져야 한다”는 소리가 들릴까.

그렇다면 국민의당은 이대로 폭삭 주저앉을 것인가. 부활할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 21일 광주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오는 8월27일 치러질 전당대회에 당권 후보로 나선 천정배(63) 전 대표를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짐작이라도 하듯이 “문재인 대통령이 참 잘하지요”라며 말을 먼저 꺼낸다. “호남으로서는 문 대통령이 총리와 장관 등 주요 요직에 호남출신을 임명하니 좋은 것 아닙니까.”
천 대표의 말속에는 분명 뼈가 있구나 싶었다.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러면서 대뜸 한다는 소리가 “문 대통령의 ‘호남 퍼주기’의 공과는 국민의당 덕분 아닙니까”라고 반문한다.

‘국민의당 역설’이라고 할까.
그리고는 국민의당이 제3당체제로 부상하게 된 것은 국민적 명령이자 시대적 과제라고 천 대표는 조심스레 말을 이어간다.

지난해 4·13총선에서 양당 기득권 체제에 진저리가 난 유권자들이 국민의당에게 39석이라는 의석수를 몰아줬다. 20년 만에 제3당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이러한 다당제 하에서 협치를 하려면 국민의당의 절대적인 양보와 타협과 필요한 상황이라고 천 대표는 강조한다.

호남으로 좁혀보면 호남의 일당 독점체제가 양당 구도의 경쟁체제로 바뀌면서 정치발전을 견인하고 호남위상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민으로서는 그만큼 선택의 폭이 커지게 됐고, 견제와 균형을 통한 정부 인사와 예산을 대거 가져오면서 전략적으로 실속을 챙기게 된 것도 그래서다.

엊그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이 무사하게 국회를 통과한 것은 국민의 당과의 협치가 있었기에 가능한 셈이다.
비록 120석을 가진 민주당이였지만 별로 하는 역할이 없었다. 실제로 캐스팅보트를 쥔 건 국민의당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벌개혁과 검찰개혁은 물론 국정 100대 과제 가운데 90% 이상이 국회에서 법을 통과해야 하는데 국민의당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문재인 정부는 ‘식물정권’이 될 수 있음을 넌지시 귀뜸한다.

이렇게 의회권력을 좌지우지할 만한 힘이 국민의당에게 있다고 말한 천 대표는 이번 당 대표에 출마하게 배경과 자신이 꼭 대표가 되어야 하는 당위성으로 두 가지 사례를 들고 있다.

가깝게는 2015년 광주 서구 을 재보선에 출마해 호남텃밭에서 맹주로 군림하던 새정치연합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을 꼽는다.
어찌보면 무소속으로 출마해 혈혈단신으로 거대야당을 침몰시킨다는 자체가 커다란 이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새정연 문재인 대표와 당 지도부는 광주로 대거 내려와 집중유세를 통해 사활을 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문 대표가 광주를 들락거릴 때마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며 선거 캠프에서는 드러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자제 해주기를 바랐을 정도였다.

개표결과 광주의 민심은 ‘메기론’과 호남정치복원을 슬로건으로 내건 천정배를 택했다.
그게 도화선이 되면서 새정연의 후신인 민주당은 그야말로 현재의 국민의당 처럼 존재감이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

반면 호남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신당창당 바람이 일었고 이에 편승해 민주당을 탈당한 안철수와 천정배는 현재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됐었다.
이어 치러진 지난해 총선에서 호남지역에서 국민의당이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민주당에게 완패를 안겨주었고 그 중심에 천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천 대표의 이런 무모하리만큼의 과감한 용기와 도전정신, 그리고 민심을 꿰뚫는 혜안은 어찌 보면 김대중 정부 후반기 노무현을 선택한데서 비롯됐다.
당시 천·신·정의 한축이었던 그는 당 내부에서 정풍운동을 일으키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노무현을 대선후보로 내세워, 그것도 광주에서 극적 반전을 일으키면서 정권재창출의 쾌거를 이루고 만다.
노무현 정부 탄생의 주역인 셈이다.

그래서 기아타이거즈가 역전극을 펼치고 연승가도를 달리면서 호남민에게 무더위 속 행복감을 안겨준 것처럼 천 대표 자신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승부사적 기질로 국민의당을 올곧게 세울 수 있다고 자임한다.

그는 적어도 현재의 국민의당을 살려내려면 참신하고 젊은 인재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같은 경륜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즘 일부 철없는 정치인이 내년 지방선거를 걱정하면서 당을 이탈하겠다는 움직임과 관련해 그렇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확신한다.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패배해서 올 대선에서 부활했듯이 자신이 당대표가 되면 ‘통 큰 정치’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깔끔하게 다잡아 나가겠다고 자신한다.

천 대표는 그 대안으로 몇 가지를 제시한 게 눈길을 끈다.
첫째 당대표가 되면 당명 개정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둘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적용될 선거법 개정을 든다.
셋째로 개헌작업을 통해 제3당으로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넷째는 바른정당과의 연합은 실익이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다.
다섯째 당 내부를 응집력 있게 이끌어 가면서 소통과 개혁과 혁신의 아이콘이 된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민의당 정체성을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노선으로 정하고 전국 정당을 표방하기 위해서 현재 코너에 몰려있는 안철수 대표를 보듬고 가겠다는 것이다.

천 대표는 정치목표로 호남정치 복원을 통해 대권주자를 내세우고, 이를 위해 뉴 DJ를 키우고 싶단다.

천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과거 자신이 행한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한다.

동교동계 원로들과 호남지역 중진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천대표는 이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국민의당을 위해 헌신 하겠다며 입을 굳게 다문다.

한편 국민의당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현직 인사로는 천정배·정동영 의원이, 전직으로는 문병호 전 최고위원과 김한길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오르내리고 있다.

박병모 기자 newstokto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