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시장의 2순위 업체 밀어주기 의혹과 해당 부서의 간부 항명파동 등을 겪었던 광주 북구 운정동 태양광발전사업이 원래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괜시리 2년여 시간만 끌다가 시간과 소송비 허비 등 행정신뢰의 추락이라는 생채기만 남긴 채 1순위 업체가 다시 공사를 재개할 전망이다. ’

오는 9월 대법원의 결정만 남았기 때문이다.

광주 운정동 태양광 발전시설 건립사업은 쓰레기 매립장 부지인 운정동 27만9천여㎡ 매립장에 민자 220억원(빛고을운정태양광발전소 측 협약 기준)을 유치해 태양광발전시설 12㎿와 누리길, 가족공원 등을 조성하기 위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국비 13억, 시비 7억, 융자 236억, 민자 26억원 등 282억원을 투입키로 한 사업이다.

사업제안자 공개 모집 결과 2015년 11월 LG CNS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런데 광주시는 LG CNS 컨소시엄의 입찰 참여에 법적인 하자가 있다면서 2016년 2월 자격을 박탈하고 2순위 업체를 1위로 끌어 올렸다.

LG CNS 컨소시엄은 광주시의 결정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5월 1심 재판부는 "부적격한 1순위 업체의 지위 박탈은 타당하다"며 광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LG CNS 컨소시엄이 '특허청 공무원 뇌물공여 사건'으로 입찰 제한 조치를 받은 적이 있어 사회기반시설의 공공성과 참여 업체의 도덕적 잣대에 무게를 두고 "시가 LG CNS 컨소시엄의 1순위 지위를 배제함으로써 얻고자 한 '공익상 필요'가 해당 처분으로 입게 되는 '원고의 불이익'보다 현저히 우월하다"고 판시했다.

다시 말해 광주시는 뇌물수수에 얽힌 입찰 1순위 업체를 부적격 업체로 판단, 공사를 맡겨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LG CNS 컨소시엄은 지난해 8월 25일 윤장현 시장을 상대로 낸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배제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1심 결정 중 우선협상대상자 효력정지와 관련한 신청인의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며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여 공사가 중단되었다.

광주시는 법원이 결정이 정반대로 나오자 당혹감과 함께 우려스럽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태양광 발전시설 후속절차에 제동이 걸리게 됐고 본안 소송에도 재판부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데서다.

결국 광주고법은 지난해 12월 ㈜녹색친환경에너지가 광주시를 상대로 낸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 배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이 사업은 민간투자법을 적용해야 하지만 국가나 지자체를 당사자로 한 계약법을 적용해 처분사유가 부적합하고 청문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광주시에 패소 판결을 한 것이다.

광주시가 항소심에서 패소하면서 이 사업은 2015년 11월, 첫발을 뗀 뒤 2년이 다 되도록 장기 표류하고 있다.

광주시는 대법원 판결이 마지막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어떤 결정이 나든 행정의 신뢰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재판부 결정으로 국책사업 추진 및 사후관리 소홀, '2순위 밀어주기' 의혹과 일부 의원들의 지원사격, 해당 부서 간부 간 항명 파동, 부서 과장에 대한 한직인사 조치 등 우여곡절을 겪은 채 시민 여론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가 승소하면 애초대로 진행하면 되지만 패소하면 업체를 번복해야 하는 만큼 기존 업체 협약 해지와 새로운 업체 재협상 등 적지 않는 애로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윤 시장은 임기 중 태양광 발전시설은 물론 다른 여러 사업에 있어 의사결정력 부족이나 도시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마련하지 못한 채 발등 앞의 불만 보는 근시안적 도시정책을 집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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