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금)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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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12년>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자유민으로서 음악가로 살던 솔로몬 노섭이 납치되어 노예로 살았던 12년이라는 실제 있었던 사실을 다룬 영화이다.
뭐 이처럼 긴 시간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사람이 납치되어 염전에서 노예생할을 한 사람들이 있다.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이전부터 '염전 노예'는 알려진 비밀이었다.
지금도 비슷한 사례는 더 있을법 하다. 오죽했으면 말 안듣는 사람 있으면 "염전 보내버린다"는 우스개말까지 할 정도였다.
어쨌든 염전노예들이 탈출해 성공해 국가 등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최근 박 모씨 1명만 3천만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염전주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국가나 신안군이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한 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김한성)는 8일 박모씨가 국가와 신안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박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염전에 감금된 채 폭행·강제 노역 등을 당한 이른바 '염전 노예' 사건의 피해자인 박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은 워낙 유명해서 위키백과사전에 오를 정도가 됐다. 이른바 '2014년 신안군 염전 섬노예 사건(新安郡 鹽田 奴隷 事件)'이다.
2014년 1월 28일 전라남도 신안군 신의면 하태동리의 한 염전에서 임금 체납과 감금으로 혹사당하던 장애인 2명이 경찰에 구출된 사건이다.
사건은 이렇다. 시각장애인 김씨는 숙식을 제공받으며, 큰 돈도 벌수 있다는 직업 소개업자의 제안에 넘어가 2012년 7월 신의면의 한 염전에 취업했다.
다른 한 사람인 지적장애인 채씨는 2008년 11월 전라남도 목포의 직업소개소를 통해 신의면 신의도의 염전에 취업을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하루 5시간도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과 폭행에 견디다 못한 김씨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세차례나 탈출을 시도 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염전 주인 홍씨의 삼엄한 감시때문에 외부와 접촉할 방법이 차단된 것이다.
그러다가 피해자 김씨는 노예가 된 지 1년 6개월만에 2014년 1월 13일 읍내에 나가 이발을 하고 오는 길에 미리 몰래 적은 편지를 근처 우체국에서 어머니께 보내는데 성공한다.
서울 구로경찰서의 실종수사팀은 1월 28일 소금구매업자로 위장·탐문하여 염전에서 노역 중이던 김씨 및 그 옆에 같이 있던 채씨를 구출하였다.
그리고 2월 6일 직업소개소 직원과 염전 주인 홍씨를 영리약취, 유인 등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이 사건은 2014년 3월 15일 KBS 추적 60분에 방영 되었다.
전남 목포경찰서, 목포고용노동지청, 신안군이 꾸린 점검반은 공식 조사 기간인 2014년 2월 7일부터 2월 14일까지 사건이 일어난 신의도와 주요 염전이 있는 증도, 비금도 등을 돌며 염전 근로자 140명의 노동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임금 체불을 당한 염전 근로자 18명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들 중 2명은 장애인이고 10년간 임금을 못 받은 근로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십년간 못 받은 임금을 계산해보니 1억2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임금 체불을 한 업주들은 경찰에 불구속 입건 되었다.
이같은 사건이 전국으로 뉴스를 타면서 지역 경찰과 염전 업주들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자, 3월 11일 목포경찰서는 관할 13개 도서파출소 경찰 87명 가운데 74명을 교체하기도 했다.
2014년 8월 2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염전 주인에 피유인자 수수 등의 죄목으로 징역 3년 6개월을, 직업소개업자들에는 영리유인 등의 죄목으로 징역 2년과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3년 6개월여만인 8일 재판부는 박씨에게 국가와 신안군은 3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염전을 몰래 빠져나와 인근 파출소 경찰 공무원에게 염주로부터 위법부당한 대우를 받았단 취지로 얘기하며 도움을 요청했다"라며 "그럼에도 경찰 공무원은 이를 무시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위법이 있음이 증명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섬에서 가족이나 친인척 없이 생활하는 박씨가 도움을 요청할 상대방은 사실상 경찰 공무원밖에 없어 보인다"라며 "그런 박씨가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경찰 공무원은 지적 장애가 있는 박씨를 보호하고, 위법 여부를 조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염주를 파출소로 불러 둘만 있게끔 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박씨는 염전으로 돌아가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박씨가 느꼈을 당혹감과 좌절감은 극심해 보인다"라며 "위자료 액수는 박씨가 청구하는 금액과 같은 3000만원으로 정한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박씨와 함께 소송에 참여했던 강 모씨 등 또 다른 염전 노예 피해자 7명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염전에서 지적장애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으면서 일을 시키고, 폭행·감금 등의 위법행위를 한 사실은 관련 형사판결 등으로 인정된다"라면서도 "강씨 등에 대한 경찰 공무원, 감독관청 공무원, 복지담당 공무원 등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한 공무집행이 있었는지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염전노예 사건은 지난 2014년 1월 전남 신안군 신의도 염전에 감금돼 폭행과 노동을 착취당하던 장애인 2명이 경찰에 구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언론 등을 통해 장애인 등 근로자들이 장기간 노역과 폭행에 시달리며 인권유린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크게 일은 바 있다.
염전노예 피해자 8명은 지난 2015년 11월 "경찰과 고용노동부, 지자체가 염전노예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2억4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소송을 낸 8명 중 6명은 장애인이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측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가 측은 "부당한 노동행위에 대한 신고나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경찰이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의로 직무를 유기하거나 방임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더욱이 광주고등법원은 지역적 관행이라는 점과 숙식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노예주들을 집행유예 판결을 지역시민단체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염전노예' 파문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염전 업주들이 항소심에서 잇따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이다. 이네 전남장애인인권단체는 2014년 10월 2일 항소심 재판부인 광주고등법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남장애인인권센터는 '염전노예' 관련 염전주들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은 것과 관련 "장애인에 대한 노동착취, 상습 폭력의 심각성 외면하는 사법부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