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부장 김세윤) 심리로 16일 열린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직접 준비해온 글을 읽어 내려갔다. 지난 5월 재판 시작 후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

박 전 대통령은 “구속과 탄핵까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이었다”며 “저를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던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해 재판받는 것을 보는 건 참기 힘든 고통”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사로운 인연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사실이 없다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이 있다”며 “롯데·SK 뿐 아니라 재임 기간 그 누구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적이 없다”면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65은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법치의 이름으로 한 정치적 보복은 저로 끝났으면 좋겠다”며 “ 오늘 구속기한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 요청을 받아들여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7명은 이날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출석해 사임계를 제출했다.

유 변호사는 법정에서 “형사법의 대원칙이 힘없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