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관 전원, ‘대통령 편법 人事’에 첫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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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헌재 재판관 전원, ‘대통령 편법 人事’에 첫 반발
재판관들 "김이수 체제는 내년 9월까지 대행 동의는 아니다"입장 표명
  • 입력 : 2017. 10.17(화) 13:43
  • 박병모 기자
김이수 헌재소장 대행

헌재 재판관 8명은 이날 회의를 열고 "헌재소장 및 재판관 공석 사태 장기화로 헌재의 정상적 업무 수행은 물론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에 상당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재판관들이) 깊은 우려를 표했다"며 "조속히 임명 절차가 진행돼 헌재가 온전한 구성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김이수 헌재소장 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청와대 발표로 국회 법사위 국감이 파행한 지 사흘 만이다.
헌법재판관들이 김 대행 체제를 유지한다는 대통령 인사 문제에 반기를 들면서 공개 입장 표명을 한 것은 처음이다.

16일 간담회는 이날 오전 다른 재판관들이 김이수 권한대행에게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권한대행이 재판관 회의를 주재했고, 발표하라는 지시도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재판관들은 지난달 18일 열린 재판관 간담회 결과를 청와대에서 '대행체제 유지'의 근거로 삼은 것에 불쾌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당시 "재판관 전원이 김이수 재판관의 권한대행직 수행에 동의했다"고 했었다.

그러나 헌재 관계자는 "정식으로 새 헌재소장이 오기 전까지 임시로 김이수 재판관이 대행을 맡는다는 뜻으로 동의한 것이지, 내년 9월까지 권한대행 체제로 간다는 것에 동의한 게 아니라는 게 재판관들의 일치된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른 시일 내에 새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해 달라'고 촉구한 것은 (청와대의 발표처럼) 재판관들이 대행 체제의 유지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바로잡는 의미도 있다.

일한 입장 발표는 지난 13일 헌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도 계기가 됐다. 이 문제로 국감까지 파행하자 재판관들 사이에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는 것이다.

헌재 관계자들은 "헌재 국감이 파행한 다음 날인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김 재판관에게 사과한다며 김 재판관의 대행직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는 듯한 입장을 보인 것도 재판관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헌재의 입장 표명에 야당들은 일제히 "재판관들의 고민과 우려를 존중한다"며 "대통령은 하루빨리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고 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도 "국가최고기관으로서 헌재의 위상과 역할을 봤을 때 재판관들의 우려는 당연하다"며 "문 대통령은 대행체제를 인위적으로 유지하려는 아집이 헌재의 위상과 삼권분립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박정하 바른정당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의 유례 없는 반발은 대통령이 자초한 것으로, 사법 장악 의도를 노골화했던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1차 책임이 있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헌재 재판관들의 입장을 존중한다"면서도 "국회가 헌재소장 임기를 둘러싼 입법 미비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모 기자 newstokto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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