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구속 11일만에 풀려나...법원 "범죄 성립에 다툼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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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김관진, 구속 11일만에 풀려나...법원 "범죄 성립에 다툼 여지"
  • 입력 : 2017. 11.23(목) 08:32
  • 박병모 기자

중요 사건에서 구속 피의자가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나는 건 매우 드물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1일 구속된 이후 21일 구속적부심사를 신청했다. 피의자가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이 있는지 법원에 다시 한 번 판단을 구하는 제도가 구속적부심사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한 시간여 동안 구속적부심사를 열어 김 전 장관과 검찰 측 입장을 들었고, 오후 9시 30분쯤 석방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위법한 지시 및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의 정도, 김 전 장관의 해명 내용에 비춰볼 때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석방이유를 밝혔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정치 댓글 공작'을 지시해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군 형법을 위반한 혐의다. 또 사이버사령부 군무원 79명을 늘리면서 '호남 출신은 뽑지 마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합참의장에 임명됐고 이명박 정부에서 국방장관,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안보실장으로 중용됐다. 그래서 '뼛속까지 무인'이라던 김 전 장관의 구속은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특히 북한의 사이버전(戰) 전력이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이 범법 행위로 규정된 것이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재직 시절 거의 매일 올라오는 사이버사 보고서 표지에 'V' 표시를 해서 돌려보냈는데, 이 V 표시가 '김 전 장관이 댓글 공작을 승인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이라고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V 표시는 단지 '봤다'는 의미로 관행적으로 한 것이며, 총선이나 대선, 제주 해군기지 건설, 한·미 FTA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해 사이버사령부의 대응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원의 결정은 김 전 장관이 했다는 V 표시만으로는 그의 정치 개입 혐의가 소명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만큼 구속적부심을 맡은 재판부는 완전히 다른 판단과 해석을 내놨다. 범죄 혐의 소명이 부족하고, 도주·증거 인멸 우려도 없다고 했다. 사실상 구속 사유가 아무것도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애초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이 너무 기계적으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병모 기자 newstokto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