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무등산 포럼,‘광주 사랑’ 그러나 비전 제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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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무등산 포럼,‘광주 사랑’ 그러나 비전 제시 없었다
26일 DJ센터 5천여명 참석...소문난 잔치, 인맥과시로 끝나
  • 입력 : 2017. 11.27(월) 06:05
  • 박병모 기자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같은 장소인 이곳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세과시를 하며 선거 구도를 대세론으로 몰고 갔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DJ센터에 도착하자 주변에는 이미 승용차로 에워싸여 ‘큰판을 야무지게 치르나’ 보다 싶어 곧바로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강기정 전 의원이 이끄는 무등산 포럼 창립대회장이 바로 그곳이다.

기대와는 달리 주최 측 사회자는 5천명으로 발표했지만 플로어에 서있는 사람을 꼼꼼이 세어보니 약간 부족한 듯싶다. ‘숫자가 무슨 대수랴 하면서 행사의 내용과 방향성이 중요하지...’하고 있는데 사회자의 멘트가 흘러 나온다.
하이라이트는 뭐라해도 강 전의원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강-추 토크 콘서트’라고 소개했다.

부대행사가 끝나고 예정시간보다 24분 늦게 김미화씨가 무대로 올라오면서 함께 연단에 선 민주당 당직자와 군수, 시의원이 나와 축사를 했다.

맨 처음 소개된 무등산포럼의 상임대표 노동일 전 전남대 총 동창회장이 포럼의 창립배경과 광주가 나아가야할 방향 등을 간단하게 얘기했다. 이어 민주당의 원혜영, 김두관, 이원우, 박완주, 김민석에 이어 구충곤 화순군수, 이정희 변호사, 이형석 광주시당 위원장, 김보현 시의원이 차례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축사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강 전 의원이 국회의원 재직시 의협심이 강했지만 눈물도 많았다. 그 사례를 소개하면서 당 정책위의장과 최고위원의 경력을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고, 선거법에 저촉될까봐 드러내놓고 얘기 하진 않았지만 ‘만일 당선되면 큰 역할을 하리라’는 뉘앙스의 메시지였다.

이어 메인이벤트인 ‘강-추 토크쇼’는 실망스럽게도 추 대표가 몸살이 나 행사장에 오지 않는 바람에 대신 실시간 영상통화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맥이 빠졌다. 라이브 생중계로 진행됐다고 치켜세웠지만 효과는 반감되고 말았다.

추 대표의 영상이 무대에 뜨면서 그렇지 않아도 키가 작은 강 전의원이 추대표를 올려다보면서 토크쇼를 하는 모습이 어쩐지 어색해 보였다. 말하자면 본말이 전도돼 강 전의원이 호스트가 되어야 함에도 추 대표가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는 얘기다.

추 대표는 강 전 의원과 최고위원 시절에 함께 했던 의정활동, 광주에서의 판사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정치에 입문했던 얘기,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때 강 전원이 일등공신이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이후 지방정부가 들어서게 되고, 자치행정권과 입법권, 재정권 등 자치3권을 얘기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단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강 전의원이 울림을 주는 얘기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청와대와 총리, 부처 장관이 50%를 잘하고 중앙과 지방정부의 민주적 관계가 형성되고 서로 협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정부 단체장이 나머지 50%를 잘해야 하고,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때는 하면서 때에 따라 필요하다면 싸우기도 하는 기백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대목이다.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와 달라는 했을 때 가고는 싶었지만 광주시민과의 약속이 우선적으로 떠올라 정중하게 고사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참가자들에게 찡한 감동을 주었다.

이어 진행된 ‘광주를 바꾸는 5분’코너에는 국회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위원장의 ‘친환경자동차와 광주의 미래’라는 주제의 특강을 한 점도 선선하게 다가왔다.

광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뒤떨어진 친환경 자동차를 최대 주력산업으로 키우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게 광주의 미래이면서 대한민국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역설했다. 이어 나태율 기아차 노조 광주지회장의 화답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원순 시장,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등 차기 대선주자급을 비롯해 우원식, 우상호, 박영선, 박병석, 김진표, 김태년, 문희상, 안민석, 조정식, 박정, 안규백, 송영길, 이재정, 전해철, 김경수, 이춘석, 신경민, 최재성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DJ 아들 김홍걸 씨가 축하 영상 메시지가 소개됐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 출마예정자인 강 전 의원의 무등산 포럼 창립대회에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나서 축사나 영상메시지를 보낸 것은 행사의 규모나 위상을 높이는 데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참가자들이 듣고 보고 싶었던 것은 강 전 의원의 광주를 위한 정책과 비전, 방향을 제시했어야 했다. 그게 선거법에 저촉된다면 무등산포럼이 어떤 역할을 하는 싱크탱크이며, 광주 미래를 위해 어떠한 연구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지를 밝혔어야 했다.

그럼에도 이날 포럼은 광주시민들이 정작 알고자 했던 강기정의 지혜와 따뜻한 가슴, 광주발전 청사진 없이 주변 인맥을 자랑하는데 그쳤다는 점에서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들어맞는 듯싶다.

홍 위원장의 광주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강 전의원의 공약인지 아니면 윤장현 광주시장의 정책을 소개하는 것인지도 경계가 불분명했다.

추 대표와의 토크쇼도 주객이 전도된 듯 느낌이었다. 주인공인 강 전의원이 조연으로 출연한 당 대표에게 끌려간 느낌을 주었다면 앞으로 민주당 경선과 공천과정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당 대표에게 잘 보이려는 하나의 몸짓이었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한편 강 전 의원의 무등산포럼 출범식에 이어 민형배 광산구청장의 출판기념회, 최영호 남구청장의 광주전남 상생포럼 출범식,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의 개소식 및 출판기념회, 윤장현 광주시장의 출판기념회가 예정돼 내년 광주시장 출마예상자들의 본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추 대표의 참석여부가 주목된 것도 이 때문이다.

박병모 기자 newstokto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