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민주당‧청와대‧장만채 넘어야 승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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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민주당‧청와대‧장만채 넘어야 승산 있다
  • 입력 : 2018. 01.21(일) 20:12
  • 박병모 기자
박병모 기자

하기야 광주‧전남에서 그 잘나가던 민주당, 그것도 한 사람 밖에 없는 ‘청일점 ’국회의원이기에 그러하리라.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이자 최고위원인 이개호 의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만 받는다면 전남지사가 되는 것은 ‘떼 놓은 당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끝난다면 선거판이 아무래도 재미없겠다.
이 의원이 18일 지역 기자들에게 전남지사 도전 의사를 밝힌 것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언론에서 “도당 위원장, 2월 초 사퇴” “2말 3초 공식 출마”를 제목으로 뽑았다.

우선 이 의원은 2월 초 전남도당위원장직을 내려놓는다는 것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시·도당 위원장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 120일 전(2월 13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중앙당은 논란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해 사퇴시한을 10일 앞당기기로 했고, 이를 이 의원이 받아들인 게다. 당연한 것임에도 언론에서 크게 다뤘다는 얘기다.

이번 전남지사 입지자로 거론된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이 의원을 향해 “선수로 뛰려면 심판자리에서 빨리 내려오라”고 주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이 의원은 자신의 기득권을 최대한 누리면서 권한을 행사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자신의 의원직 사퇴 문제를 중앙당과 상의 하겠다고 했다.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는 백 스토리를 들어봐야겠지만 적어도 직접민주주의와 적폐청산을 거론하는 민주당 의원임을 감안할 때 궁색한 논리다.

이 의원은 장성‧담양‧영광‧함평에서 출마해 당선된 만큼 적어도 자신을 뽑아준 4개 지역구민들에게 의원직 사퇴여부를 우선적 물어보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한 술 더떠 “불가피하게 제가 지사에 출마 하게 됐으니 재선에 따른 국회의원선거 비용도 낼 까요” 너스레를 떨면서 말이다. 중앙당하고만 상의 한다는 자체는 지역민을 우롱한 처사다.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광주‧전남의 유일한 자산이며 당과 도민과의 소통역할을 하는 오직 단 한명의 국회의원이 당 보다 자신을 위해 출마하는 것도 달갑지 않은 눈치다.

민주당 뿐 만 아니라 청와대의 입장도 헤아려야 한다는 여론도 그래서 나온다.
지난 대선 때 국회의원이 하나 밖에 없는 지라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이 의원의 계보를 굳이 따지자면 그는 노무현‧문재인 사람이 아니다. 항상 정치적 행보에서 ‘장고 끝 악수’를 두고 있는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에 이어 자신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이낙연 국무총리 계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남지사 출마설’이 갑자기 불거졌다 사라진 것도 어찌 보면 그러한 연유에서다.

이 의원은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워 공직사회에서 인기가 있다. 하지만 이 의원에겐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게 있다. ‘우유부단함’이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을 탈당해 당시 지역의 모든 국회의원이 국민의당으로 입당할 때 이 의원은 주저주저하다 기회를 놓치고 그대로 눌러앉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의원이 민주당과의 정치적 신의를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이 의원은 위기가 기회로 다가오면서 도백의 꿈도 이제 꿀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이 의원이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에서 이기려면 세 가지 난제를 넘어서야 한다. 앞서 말한 대로 이 의원은 민주당을 넘고, 청와대를 넘고, 이제 장만채 현 전남도교육감을 넘어야 한다.

특히 전남 22개 기초 단체장과 광역·기초 의원 공천에 전반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중앙당 최고위원도 겸한 전남도당위원장으로서 누구는 입당이 되고 안된다는 이 의원의 과거 발언은 도민의 선택권을 무시했다 할 수 있다.
그것도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앞서거나 뒤서고 있는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의 경선 참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대목이다.

민주당이 자유경쟁이라는 ‘민주주의 원칙’하에 외연을 확장하고, 나아가 정권을 재창출 하려면 인물 영입이 대거 필요하다. 그래야 호남에서도 차기 대권후보가 나올 수 있다.
그러한 시대적 상황을 외면하고 이 의원이 단지 장 교육감이 대선과정에서 특정후보를 초청한 것을 문제 삼아 민주당 입당을 불허한다는 발언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당시 민주당 도당에서 성명을 발표해서 초청 자체가 무산 됐기에 더 이상 왈가왈부해서는 안 됨에도, 이 의원이 상대적 경쟁자로 지목된 장 교육감을 ‘디스’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자신감’이 없어서, ‘우유부단’해서 일까, ‘통 큰 정치인’이 아니어서 그럴까. 이런 저런 생각에 알쏭달쏭한 뒷맛이 남는다.

박병모 기자 newstokto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