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재정문제 교직원들은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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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입시
조선대, 재정문제 교직원들은 "나 몰라라"
적자 계속, 뇌관 언제 터질지 몰라 걱정
  • 입력 : 2018. 02.02(금) 22:30
  • 정인서 기자

대학이 문을 닫는 사례는 그리 흔치 않다. 학교운영과 학생 수 등을 감안하여 폐교를 결정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대학이 문을 닫는 경우가 있더라도 학생들은 인근의 대학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호남 사학의 명문으로 꼽히는 조선대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정말 문을 닫을 수 있을까에 괜한 의문이 들었다. 내부적으로 교수나 직원들이 감내할 수 있는 대안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집행부에만 책임을 떠넘기려다 보니 재정위기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2일 아침 한 지인이 전화를 걸어와 이번에 아들이 조선대에 입학했는데 "조선대가 요즘 재정이 어렵다는 데 정말 괜찮으냐, 아들놈을 조선대에 보내도 되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기자가 했던 대답은 "걱정 말라, 이론상으로 적자가 날 뿐이고 경영이 어려우면 살아남기 위한 다른 방안이 마련되므로 학생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조선대의 재정 문제는 오랫동안 지적되었다. 계속 적립금을 까먹고 있다는 이야기가 안팎으로 흘러나왔다.

시중에서는 "주인없는 대학이다보니 노조와 교직원들이 자기들 이익에만 몰두하고 대학 재정에는 도통 신경 안쓴다"는 것이 정설 아닌 정설처럼 굳어져 있다.

실제로 2016년도 조선대 자금수지를 보면 수입은 2323억원인데 반해 지출은 2375억원으로 52억원 적자를 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한 해 뿐이 아니라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적자가 무려 394억원에 이른다고 하였다. 이런 식으로라면 앞으로 5년 내에 대학 적립금이 바닥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더욱이 등록금 수입 추이도 2015년 1678억원, 2016년 1617억원, 2017년 1568억원으로 매년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앞으로 수입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박성훈 조선대 기획조정부실장은 “무척 고민스럽다. 그래서 어떻게 지출을 감소시킬까, 어떻게 수익사업을 만들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철 조선대 노조 위원장은 2일 "인근의 모 사립대학은 적립금이 고갈되어 은행 차입을 통해 대학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이다"면서 "우리 조선대의 적립금은 전체 대학에서 30위권, 기부금은 16위권, 국고보조금 또한 16위권을 유지하는 등 단지 법인전입금이 바닥수준인 것만 제외하면 아직도 탄탄한 수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동완 총장은 취임 초기부터 대학 내 수익사업 모색과 수익창출에 역점을 두고 교직원들에게 이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뾰족한 수도 없고 교직원들은 임금인상에는 목소리 높이면서 수익창출에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강동완 총장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직원들의 임금인상분을 소급 적용하여 지급해 잡음이 일었다.

대학 측은 지난해 조선대 이사회가 임기 만료로 파행 운영되면서 회의가 열리지 않아 이사회 의결이라는 절차를 밟을 수 없었던 만큼 임금인상 소급 적용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또 대학 총장이 법인 이사장으로부터 단체협약 체결권을 위임받아 왔고 노무사와 변호사의 자문을 얻어 적법하게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대와 노조는 단체협약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임금인상을 소급 적용해야 했지만 대학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만 적용했다고 밝혔다.

소급 적용된 임금인상분은 매달 4천 5백만원으로, 적용 대상은 조선대 직원 430여 명이다. 이 정도의 양보가 정말 교직원들이 고통을 감내하는 수준인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최철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8월 10일 열렸던 제92차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이사들의 뜻에 따라 직원노조와 임금협약 체결후 체결내용을 반영하여 추경안을 다시 편성하고 추후 이사회에 상정하라고 이사회가 결의했다”면서 “이사회 승인 절차는 사실 확인과 내부 절차에 불과할 뿐이며 임금협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수 없으므로 그 법적 효력이 인정되며 관련법에 따라 집행된 임금인상 지급에 대한 모든 책임은 총장 및 관련 부서가 아닌 2기 이사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보면 대학 측이 임금을 소급 지급한 것은 2기 이사회가 떠나고 임시이사들이 파견된 이후이기 때문에 임시이사회에서 충분히 의결을 거칠 수 있는 데 이를 무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사회도 조선대가 지난해 노조 측과 임금인상 3%를 적용한 임금협약을 체결한 뒤 이제 와서 지난해 9월분부터 소급 지급한 것은 위법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학 측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예산을 집행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사회의 판단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2006년 9월 ‘사립대학도 공공기관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했고, 2016년 2월에는 공공기관 노사가 임금피크제에 합의했더라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면 무효이다“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선대 이사회는 법인감사팀에 임금인상 소급 지급에 대한 특별감사를 지시하고 대학 측이 제출한 2017년도 추경 예산안의 의결을 보류한 바 있다.

결국 조선대의 임금협약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유효한 상황이 아니었고 대학측의 임금소급 지급행위는 적법하지 않은 행위로 해석된다.

조선대의 2016년 교직원 인건비는 1,182억원으로 이 가운데 교수는 891억원, 직원은 291억원으로 전체의 4분의 3이 교수 인건비이다.

조대 교수 급여도 전국 대학 가운데 상당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교수들은 우리나라 기업이 살아남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하고 잡쉐어링(일자리 나누기)을 해야 한다고 대학내 강의나 외부 특강에서 자주 말을 한다.

그런데 왜 교수들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고 시간강사들의 인건비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수준도 아닌 사실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것일까.

법인측은 특별감사를 통해 교수평의회에 논의과정을 거쳐 재정안정을 위한 교원들의 고통분담안을 마련해오길 원했으나 별다른 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법인측은 이미 체결된 노사 임금협약이 승인되지 않으면 지난해 9월분부터 소급 지급한 것을 환수해야 하고, 2기 이사회가 4차례나 무산되면서 임금협약에 따른 추가 임금 지급이 어려웠던 상황을 이해하고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다만 법인측은 대학의 보수규정과 추경예산에 대하여 의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관련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조선대 한 관계자는 "교직원들은 학교재정의 어려움을 감안해 2013년도부터 3년간 체불된 임금도 포기하며 고통을 분담해왔다. 또 지난해 3월 이후 6개월분도 포기했는데 전 이사회 파행 책임이 있는 분들이 인상된 임금의 지급 절차 당위성을 지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노조측은 "임상교수 인건비와 임상학술연구비 수당을 병원에서 감당하게 하여 재정악화에 대해 구성원들이 느끼고 있는 심리적 불안요소를 해소시켜야 한다"고 집행부에 요구했다.

2일 열린 조선대 이사회에서는 결국 2017년 추경예산안을 승인함으로써 임금 소급 지급 행위는 일단락됐다. 다만 110억원의 적자를 보여 조선대 적립금은 770억원만 남게 된다.

그래도 조선대에 재정위기의 뇌관은 남아 있다. 오는 8일 올해 본 예산안 심의에서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350억원의 적립금 지출이 예상되어 조선대의 적립금은 420억원만 남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부도 사태의 IMF 위기 때 최소 달러화 보유액을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조선대의 경우 정말로 문 닫을 위기까지 오더라도 적립금이 300억원이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120억원만 남은 셈이다.

결국 5년 안에 문 닫을 위기가 아니라 이르면 내년에 문 닫을 위기가 올만큼 조선대의 ‘돈’이 바닥났다고 봐야 한다.

이런 정도라면 조선대는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 대학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 교수와 직원 모두 정년 5년 전부터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기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정년제가 도입되면서 임금피크제도가 급속 확산되고 있는데 지난해 임금피크제 시행 사업장은 53%로 전년 대비 6.2%포인트나 상승했다.

조선대는 교수들이건 직원들이건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실 있는 방안 마련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으면서 임금피크제와 같은 현실적인 고통분담의 대안에는 미적거리는 것을 보면 지성의 상아탑인 대학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을 목도한다.

정인서 기자 ji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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