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국악과 교수공채, "특정인 내정"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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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입시
전남대 국악과 교수공채, "특정인 내정" 의문?
원심사 결과는 무시하고 재심사 결과는 밝히지도 않아, "교수 채용 총장 마음대로"
  • 입력 : 2018. 02.07(수) 04:31
  • 정인서 기자
사진은 가야금병창 공연 장면으로 기사 중 특정 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음

국립대학마저 교수채용에 ‘눈 가리고 아웅’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대학교의 국악과 교수공채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를 놓고 하는 말이다.

사건의 전개과정을 보면 누가 봐도 특정인을 염두에 사전내정에 따른 채용이라는 의혹이 충분히 제기된다. 이는 원심에 참여했던 전남대 국악학과 교수와 다른 학과교수, 다른 대학의 교수 등 나름대로 공정한 심사위원 등이 평가했던 결과를 대학 측이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더욱이 심사위원의 고유권한에 대학이 개입하는 것이어서 교수 공채의 불공정성 논란은 끊이질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전남대측이 재심사 이후 논란에 대해 밝힌 입장자료에 제시한 재심사 교수의 전공도 허위라는 주장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전남대 국악학과 가야금병창 교수공채에 지원한 A씨는 지난해 10월 전남대 국악학과 가야금 병창 전공 교수 공채에 응모, 연구·교육 우수성 등 1·2단계 심사를 거쳐 올해 초 단독 면접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대학 측은 면접 하루 전인 지난달 3일 자세한 설명 없이 A씨에게 면접 심사 연기와 함께 재심사를 통보했다. 아마 그에게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A씨와 경쟁했던 B씨가 최종 면접대상에 오르지 못하자 이의신청을 제기한 게 계기가 되었다. 대학본부 공채공정관리위원회(공정관리위)는 B씨의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한 뒤 불공정 심사가 이뤄졌다고 판단, 재심사를 결정했다.

대학 측은 A씨에게 B씨의 이의신청의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재심에 참여하라 했고 지난달 16일부터 1차 서류 심사와 2차 연주심사와 공개강의, 면접 순으로 진행됐다.

‘을’의 입장에 있는 A씨는 대학의 공정성만을 믿고 ‘갑’인 대학의 요구에 따라 재심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재심에서 심사결과가 번복돼 B씨를 최종합격자로 발표했다. 재심 탈락자인 A씨는 부당하다며 반발했고 법원에 재심결정 효력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며 감사원에도 감사를 청구했다.

A씨는 6일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측이 부당하게 재심을 결정하고 애초 탈락했던 B씨를 최종 면접 대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대학 교수공채 공정관리위원회가 B씨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재심을 결정했으나 이의신청 내용을 밝히지 않아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이의신청으로 재심을 하게 되면 상대방인 A씨에게 반론을 할 수 있도록 이의신청의 내용을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상식적인 것이다.

더욱이 재심 심사위원 중 특정인은 B씨와 동문수학한 선후배 관계이며 한 사단법인의 이사를 함께 맡고 있는 등 제척대상이어야 하는데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대학 측이 원심 심사결과는 철저하게 감추면서도 재심 결과를 공개하며 B씨를 최종 면접 후보자로 발표하는 것은 모순이다"고 주장했다.

원 심사에 참여했던 국악과 교수들도 재심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원심에 참여한 국악학과 교수들은 대학 측이 특정인을 교수로 채용하기 위해 위법하게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전남대 국악과 교수 공채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질 움직임이다.

게다가 대학 측 공정관리위는 1, 2차 심사 심사위원들로부터 불공정 심사에 대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향후 원 심사에 참여했던 심사위원들의 반발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당시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됐던 A씨는 물론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들까지 학교 측에 재심 결정 근거를 요구했지만 개인정보보호 및 심사 진행 중 등의 이유를 들어 밝히지 않았다.

전남대 국악학과 교수들도 대학 측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부당하게 원심을 뒤집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원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국악학과 교수들은 지난달 18일 "공정관리위원회가 심사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심을 결정했다고 하는데 어떠한 부분이 공정하지 못했는지 심사위원장의 요구에도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공정관리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음악 비전공자들인데 어떠한 음악적 지식과 변별력을 갖고 재심을 결정했는지 매우 의문이다"며 "심사위원들은 학교가 만들어 놓은 공채 임용절차 매뉴얼의 범위 내에서 심사의 고유권한을 갖고 매우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주장했다.

대학 측이 제시한 심사매뉴얼은 전공1단계(70점)는 최종학위논문(10점), 양적심사(30점), 질적심사(30점)이며 전공2단계(30점)는 공개강의(15점), 전공세미나(15점) 등이다.

이런 매뉴얼에 따라 심사 점수는 일정 범위 내에서 진행되며 심사점수 가운데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수만을 갖고 합산 평가하게 되는 데 이번에 문제가 된 원심사의 질적 점수가 어떤 편향성이 있었는지 대학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고와 최저점을 제외하면 큰 차이를 가질만한 편향성이 또한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본부가 재심 사유로 심사의 편향성을 제시했으나 편향성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심사위원들은 공채심사 매뉴얼에 명시된 배점 기준에 따라 심사 점수를 매겼는데 대학본부가 이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사위원들은 "재심 결정은 심사위원들의 고유 심사 권한과 도덕성을 침해한 행위다"며 "지금이라도 심사위원들로부터 심사 결과에 대한 설명과 이유를 들어야 하고, 불공정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재심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불공정 심사를 했다면 중대한 위법 행위로 심사위원 명예 훼손은 물론 징계 사안에 해당되어 원 심사 교수를 징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당사자들의 확인 과정도 없이 불공정 심사로 결정한 셈이다.

또 “현재 상황에서는 심사의 모든 과정에 특정인 선발이라는 예정된 목적 달성을 위한 의도적 개입이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본부가 비상식적으로 재심을 결정하고 진행했다”면서 "이의제기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객관적 검증 절차 없이 강행한 재심 과정 자체가 불법이다"고 강조했다.

전남대는 공채공정관리위원회의 심의에서 전공 1단계 질적 점수가 응모자별로 상대적 편향성이 있다고 판단해 재심사 결정을 했고, 재심 과정도 적법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남대측은 5일 입장자료를 통해 “이의제기에 따라 대학 본부 공채공정관리위원회가 모든 심사과정의 데이터와 배점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논의한 결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심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며 “공채 과정에서 제기된 이의신청과 재심 결정은 ‘전남대학교 교원인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진행된 적법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장자료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심사위원의 선정과정이 시일이 촉박한 나머지 심사위원 숫자 맞추기에 급급한 인상이 짙다.

학외심사위원의 경우 국악학과에서 추천한 10인 중 2인은 당초 심사위원에서 제외하고 3인은 일정에 맞지 않아 5인으로 선정했고, 수락한 심사위원이 1명이 사퇴하여 인근 대학 교수 1인을 보충했다.

결국 재심사에 참여한 학외심사위원은 가야금병창 2인, 가야금 2인, 국악이론 1인이라고 자료에 내놓았다.

여기서 대학 측의 입장자료가 날조됐다는 주장이 있다. 원심사에 참여했던 전남대 국악과 교수는 대학 측이 내놓은 가야금병창 2인은 자신들을 소개한 자료나 홈페이지 등에 보면 가야금으로 적시되어 있지 가야금병창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가야금병창 전공 교수가 우리나라에 아직 없다고 한다. 다만 대학 측이 가야금병창 전공으로 표시한 이들이 가야금병창 이수자라고 하여 심사위원으로 선정했다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수자는 전공의 개념이 아니라 의사가 판소리를 배우면 판소리 이수자이고 가야금병창을 배우면 가야금병창 이수자가 될 수 있는 데 그러면 그 의사를 판소리나 가야금병창 전문가라고 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따라서 원심사에서 기악전공이 3명이라며 1명을 성악으로 교체하라 해놓고, 재심에서는 사실상 가야금 교수 4명과 국악이론 교수 1명으로 심사하는 등 오히려 불공정성이 더 커졌다는 주장이다.

결국 원심사에 참여했던 교수는 대학의 입장자료는 날조이거나 허위사실 유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전공 1단계 학내 심사위원도 교체가 되었는데 당초 학내 심사위원 3인의 전공이 모두 기악에 편중되어 있다며 대학 측이 심사위원 중 1인을 성악 교수로 교체하라고 요구했었다.

이는 처음부터 대학 측이 심사에 개입하려는 정황이 드러나 보인다. 심사위원 교체를 요구하려면 공문으로 국악학과에 요구해야 하는 데 교무처장이 유선상으로 학과장에게 이를 요구하는 등 시일이 촉박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원심사에서는 성악교수를 교체해 심사하도록 해 그렇게 받아들였는데 정작 재심사에서는 성악교수가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전공 2단계 학내 심사위원 교체도 전공2단계 심사(공개강의, 전공세미나)와 관련하여 국악학과에서는 음악교육과 3인 교수 중 2인을 추천하였지만, 1인이 고사하여 국악학과에서 음악학과 교수 1인을 재추천하였지만 예술대학 공채관리위원회 위원이라는 이유로 재고를 요청하여 다시 국악학과에서 음악교육과 교수 1인을 다른 심사위원으로 추천하는 등 촉박한 선정과정이 드러나 보였다.

전남대는 "공정관리위원회가 원심 심사위원을 대상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심사의 편향성이 확인됐고 재심 심사위원을 구성하기 위해 두 배수를 추천할 필요도 없다"며 "재심 심사위원 한 명과 B씨가 선후배 관계인 것은 규정상 제척 대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남대는 이와 비슷한 교수 공채의 불공정성이 여러 차례 불거져 국립대학으로서의 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공개채용은 서류심사, 전공심사(전공 1단계 및 전공 2단계), 총장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2017년 공채의 경우 농식품생명화학부의 경우 모집전공과 전혀 다른 전공자를 뽑았는가 하면, 2016년 지병문 총장 때는 수의대 수의외과, 의대 해부학교실, 예술대 미술학과, 자연대 해양학과의 1순위자들이 최종 관문인 총장 면접과정에서 줄줄이 탈락하는 등 '총장 마음대로'라는 말이 돌 정도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또한 전남대 정외과의 경우 교수 공채 과정에서 회의록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검찰고발이 이루어지는 등 말썽을 빚었고, 특히 이 학과는 지난 2007년 특정 교수의 채용 과정에 교수 3명의 담합 행위가 적발돼 감봉과 정직 등의 징계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2016년 3월에도 5년째 결원인 수의대 수의내과 임상교수 특채과정에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인서 기자 ji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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