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대의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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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칼럼
가상화폐 시대의 광주
  • 입력 : 2018. 02.22(목) 08:24
  • 문틈 시인

비트코인은 가상화폐다.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국가가 인정하지도 않은 가상 세계에서만 거래되는 화폐다. 손에 쥘 수 없는 암호화폐다. 그 가치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것을 만든 사람의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어떤 음모론자는 미국이 아시아 돈을 털어가려고 만들어낸 가상화폐라고도 한다. 황당한 것은 이 가상화폐를 우리나라 2030들이 미친 듯이 사고 팔고 한다는 것. 정부가 ‘나 몰라라’하는 사이에 급기야는 고등학생들까지도 이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누구는 10억을 벌었다더라, 뜬 구름 잡는 소문에 옛날 네덜란드에 불었던 튤립 투기가 한국 땅에서 재연되고 있다고 매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부가 보다 못해 급기야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히고 이에 2030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자 물러서고 말았다. 정부는 거래실명제를 통해 제어할 방침을 밝혔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말하자면 분산 장부 형식, 지금까지 나온 바 없는 최고의 컴퓨터 저장 프로그램이 만든 암호화폐다. 블록체인 기술을 호남고속도라고 비유하면 비트코인은 그 도로 위를 달리는 광주고속버스다.

비트코인은 10분 단위로 거래된 정보를 전 세계 1만 개 이상의 컴퓨터에 나누어 똑같이 저장되고, 거래시는 이메일과 달리 복사본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원본으로 거래된다. 분산장부를 유지하기 위해 덤으로 준 혜택이 비트코인 채굴이다. 그 채굴도 곧 바닥이 나고 점점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블록체인 기술로 정보를 저장하면 위조가 거의 불가능해서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중개자가 필요 없이 모든 정보가 진짜 상태로 거래되니 가위 혁명적인 기술이라 할 만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게 되면 거의 모든 중개 형태의 정보교환 거래 형식은 필요 없게 된다. 부동산 중개 따위는 말할 것도 없다. 변호사도 필요 없게 된다. 신문명 시대가 온다는 이야기다.

가상화폐를 쉽게 내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블록체인 기술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전망인지라 함부로 쥐 잡듯 내칠 수 없다. 자칫 항아리까지 깰 수 있어서다. 정부의 고민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일찌감치 화폐로 인정해서 비트코인으로 우동 한 그릇도 사먹을 수 있다.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도 비트코인은 활발히 거래된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를 살려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중국은 비트코인 거래 자체는 금지했지만 블록체인 기술 개발은 국가가 나서서 연구하고 있다. 중국 특유의 꿍꿍이 속이다.

비트코인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비트코인 세 개를 주고 빵 하나를 사먹었다는데 이제는 비트코인 한 개 값이 물경 1천만원을 오르락내리락한다. 문제는 비트코인 거래가 과거 ‘바다 이야기’같은 도박 형태로 거래되고 있어서 혹여 잘못되면 엄청난 피해가 올 것이라는 점이다.

비트코인 거래는 한국이 세계 톱 클래스에 들 정도로 활발하다. 한국 가상화폐 시장이 출렁거리면 세계의 가상화폐 시장에 쓰나미가 일어날 정도다.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을 포함해서 1000종류가 넘는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기반을 두어서 만들어진 것까지는 알고 있으나 하루에 수 조원이 거래될 정도로 투기 광풍을 보이고 있는 사태를 놓고 정부는 어째야 할지, 비트코인 정의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상에서 그저 암호 정보에 불과한 눈에 안 보이는 이것이 과연 어떻게 될지 나도 참 궁금하다. 기술은 탐이 나지만 그 기술을 유지시키는 비트코인은 내치고 싶은 갈등에 있는 듯하다. 샐러리맨, 군인, 대학생, 그리고 고교생들까지 ‘네 발이 먼저냐, 내 발이 먼저냐’하고 거래 대열에 달려들고 있다.

원체 호기심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슬쩍 발을 디밀어 볼 마음이 생겼다가 거두었다. 어쩐지 사행심리가 작동하는 것 같아서다. 그러나 관련 소식은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에 도입을 하면 전국 병원 어디에서나 내 진료 상황을 체크해 볼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전군 지휘관에게 같은 작전명령을 비밀리에 동시에 할 수 있다. 적용 법위는 무궁무진하다.

만일 이 기술이 각 분야에서 보편화된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정부가 필요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 기술은 중앙집중식을 타파하고 분산화하고 자율화하는 데 기여한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것도 없어질 수 있다고 한다. 좌우지간 흥미진진한 신세계의 입구에 우리는 지금 서 있는 셈이다.

광주는 무엇이든 앞장서기를 마다하지 않는 특질을 살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서 아예 블록체인 특별시로 만들어간다면 뒤처진 산업화를 건너뛰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내년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 비트코인을 화폐로 사용하게 한다면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개막하는 최전선에 설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사람들은 블록체인이 신개념 인터넷이라고 말한다. 각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잘 활용하면 전 세계를 한 그물로 당길 수 있다. 빛고을 광주에게 블록체인이 호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문틈 시인 newstokto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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