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톡톡뉴스] 김이슬 기자 = 여느해보다 일찍 찾아 온 무더위가 기나긴 여름을 예고하고 있다.

땀에 찌든 지친 일상. 여행 마니아들은 벌써 산으로, 바다로의 탈출을 꿈꾸고 미식가들은 원기회복할 보양식 찾기에 골몰할 때다.

‘이열치열’ 삼계탕과 보신탕을 첫 손에 꼽았던 당신이라면 올해는 좀 더 특별한 보양식을 한번쯤 계획해봄이 어떨까.

수심 40~120m의 펄바닥에서 주로 서식하는 민어는 새우류, 게류, 작은 어류 등의 저서성 생물들을 먹고 사는 탓인지 그 맛과 영양면에서는 검증이 따로 필요 없어 가족들과 직장동료에게 보양의 참맛을 선사하는데 제격이다.

고관대작들이 선호하는 도미찜보다도 한수 위라고 세종실록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예부터 맛과 영양의 대명사로 군림해온 민어는 목포산을 최고로 친다.

아담한 유달산과 시원스레 펼쳐진 목포 앞바다를 품고 30여 년 동안 오직 ‘민어사랑’ 외길을 걸어온 최고의 맛 집을 찾아봤다. /편집자 주

민어회를 손질 중인 주인장. 사진=박찬 기자

목포의 명물 ‘유달산’과 삼학도, 목포항의 중심지 부근에는 시에서 인정한 ‘민어의 거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목포의 5味중 하나인 ‘민어’는 여름철이 가장 맛있을 때다.

‘민어의 거리’엔 각양각색의 횟집들이 즐비하지만 깔끔한 건물외관은 물론 오직 ‘민어’ 한가지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는 사실 하나로 자부심과 맛을 기대케 하는 ‘중앙 횟집’(대표 김인자)이 자리하고 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면 확 트인 주방 너머로 정성스레 민어회를 손질하는 주인장 김인자씨를 만날 수 있다.

민어정식 한상 차림. 사진=박찬 기자

김 사장이 추천하는 이 집 대표메뉴는 ‘민어정식’.

큼직하고 싱싱한 채소, 매콤 새콤한 민어회무침, 윤기 흐르는 돼지고기 수육, 바삭한 민어튀김, 담백한 맛이 일품인 민어회까지 입과 눈이 쉴 새 없다.

특히 민어찜은 목포시 명인 등록을 앞두고 있을만큼 반 건조시킨 민어를 다시 한 번 쪄내 꼬들꼬들하고 담백한 정성스런 맛이 일품이다.

푸짐한 상 한 구석에 자리잡은 민어 부레와 껍질, 뱃살, 뼈꼬시 또한 부대음식이라고 보기엔 사치스러울 정도다. 병어철 병어회와 병어초무침도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 메뉴.

입소문대로 김 사장이 털어놓은 장사 잘 되는 비법은 간단명료하다. “30년간 신선한 민어요리만 고집해온 한 우물 판 덕”이라는 것.

이에 곁들여 직접 담은 매실청과 막걸리 식초를 더해 독특한 향이 가미된 민어회 초장맛이 주인장을 조른 끝에 덤으로 얻어낸 장사밑천이란다.

특제초장과 민어회 한 점. 사진=박찬 기자

민어회 한 점 제대로 맛 보려던 찰나에 주인장이 맛있게 먹는 방법을 거들고 나섰다.

잘 익은 묵은지에 싱싱한 민어회 한 점 도르르 말아 입안에 넣었더니 시큼한 묵은 지 속 민어의 육질이 환상궁합을 뽐낸다.

이번엔 특제초장과 된장에 찍어 먹어보라 권유하는데 이 맛에 민어 먹나 싶을 정도다.

입안 가득한 육질의 싱싱함만으로 어찌 한국인의 입맛을 다 충족시켰다 하겠는가.

이젠 얼큰한 민어매운탕으로 마무리 들어간다.

생물 민어로 맛을 낸 매운탕은 얼큰함과 시원함이 적절히 안배돼 삽시간에 밥 한 공기 뚝딱 먹어치우는데 주저함이란 없다.

호박식혜로 입행굼까지 오감만족 다 하고 나니 여름 한철 나는 데 이만한 보양식이 또 있을까 싶다.

사진=박찬 기자

김 사장은 “민어가 값싼 생선이 아닌지라 오랜 시간 장사를 해왔어도 큰돈은 벌지 못했지만, 알면 알수록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며 지난 30년의 시간들을 결코 후회 없었다고 회고했다.

산과 바다, 그리고 품격 있는 보양식까지…. 해양관광 도시 목포에서 최고의 여름을 만끽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