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톡톡뉴스] 김이슬 기자 = 명품 한우의 명성을 이어가며 먹거리, 볼거리 풍성한 함평은 심미한 미각을 지닌 전국 각지 외지인들로 거리를 가득 메운다.

그 중 유독 발 디딜 틈조차 없는 곳이 있다.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하며 80년 전통을 이어오온 함평 ‘목포 식당’(대표 송기현).

함평장 주차장 인근 ‘목포식당’이 자리한 '함평천지한우비빔밥거리'는 문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관광활성화 거점 육성을 위한 음식테마거리로 추가 선정한 먹거리 명소다.

함평의 대표 마스코트 ‘한우’의 식감을 제대로 살린 생고기와 육회 비빔밥(만)으로 손님들의 사랑을 오랜 시간 독차지 해온 이곳.

발길이 끊이지 않는 조건은 역시 맛이다. 수많은 생고기를 먹어봤지만 MSG(화학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목포식당의 생고기 맛은 가히 신세계를 맛본 듯한 기분이다.

/사진 박찬 기자

그날그날 작업한 한우 생고기 한 접시를 썰어 옮겨 담으니 접시에서 떨어 질 줄 모르는 찰진 육질이 얼마나 싱싱한 맛일지를 가늠케 한다.

된장을 끓여 직접 만든 이 집만의 특제 양념장과 4년 된 묵은 지에 돌돌 말아 최고등급 생고기 한입 가득 넣으니 맵지도 짜지도 않은 양념장 맛에 4계절 묵은 시큼한 김치가 생고기와 멋진 하모니를 이룬다.

함께 나오는 겉절이로 입맛 돋우고 해풍을 맞고 자란 한우 한 점 제대로 감상해보니 육즙이 풍부하고 감칠맛이 도는 게 말 그대로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다.

/사진 박찬 기자

고품격 한우 생고기를 푸짐히 얹은 육회 비빔밥 가격은 단돈 7천원.

비빕밥의 온기를 오랜 시간 보존하기 위해 전통 놋그릇에 담겨져 나온 육회 비빔밥은 노란지단과 송송 썬 파, 고소한 참기름과 깨소금까지 보태져 형형색색 폼(?) 나는 자태를 자랑한다.

‘목포식당’은 특이하게 육회비빔밥에 기름기를 쫙 뺀 돼지비계를 넣어 먹는데 그 맛이 독특하고 고소함이 배가 된다.

소고기가 귀하던 시절, 돼지비계 껍질로 비빔밥을 해서 먹었다던 단골손님들에게는 비계를 따로 챙겨주는 주인장의 센스와 세심함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이처럼 추억이 깃든 맛집 목포식당이 수십년 째 사랑받아온 이유는 또 있다.

무제한 서비스로 제공되는 선지국이 한 맛 하기 때문이다.

한우 뼈로 우려낸 말간 육수에 살포시 가라앉은 신선한 선지는 육회비빔밥의 깊이를 더 해줄뿐더러, 철분을 비롯해 각종 영양분이 함유돼 영양면에서도 빠짐이 없는 알짜 메뉴다.

故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함평에 오면 꼭 찾았다는 ‘목포식당’의 생고기 명성만큼이나 함평산 낙지 비빔밥 또한 이 식당의 대표 음식이다.

세계 5대갯벌로 손꼽히는 함평만의 청정 게르마늄 갯벌을 먹고 자란 때문인지 입안에 착착 감기는 부드러운 낙지의 식감이 무기력했던 심신을 깨우고도 남음직 하다.

/사진 박찬 기자

13년째 한국외식업중앙회 함평군 지부장을 도맡아 온 주인장 송기현씨의 따뜻한 기부손길도 식당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송 사장은 “80년 가까이 이곳에서 일해 오며 사업이 이만큼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손님들과 지역사회 도움 덕 아니겠냐”며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고아원 시설 등 주변 불우이웃에게 사회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기부에 나선 속뜻을 밝혔다.

송 사장에겐 한결같이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들만큼이나 든든한 지원군이 최근 또 생겼다.

목포식당의 80년 전통을 잇겠다며 서울에서 귀향한 아들 송창욱씨가 그 주인공.

창욱씨는 회사생활을 접고 1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음식 서빙부터 한 단계 한 단계 후계자수업에 열중이다.

송 사장은 “100년 전통을 이어갈 후계자가 생겼으니 이보다 좋은 소식이 어딨겠냐”며 “전통시장 함평 장터를 찾을 후세들에게 변치않는 목포식당의 맛을 선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살살 녹는 육회로 80여년 최고의 생고기 맛을 선사해 온 목포식당.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씨와 추억의 맛이 공존하는 이곳 맛집에서 한 세대를 풍미한 육회비빔밥 한 술 푸짐하게 떠 보자.

함평 ‘목포식당’
061-322-2764 전남 함평군 함평읍 기각리 9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