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톡톡뉴스] 김이슬 기자 = 산으로 바다로 휴가 즐기기가 한창인 요즘, 장소를 불문하고 가장 오래토록 기억되는 여행지에 대한 추억은 그 곳에서 즐겼던 먹거리일게다.

먹거리라면 어딜가도 맛 걱정 없는 전라도에서도 ‘남도음식문화큰잔치’ 행사가 20여 년째 계속 되고 있는 순천을 빼놓을 수 없다.

순천시(시장 조충훈)는 순천만, 낙안읍성, 남도백리길 등 볼거리 또한 다양해 많은 관광객들의 즐겨찾기 단골도시로 손꼽힌다.

작년에 성황리에 마친 순천만 정원박람회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면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한정식’ 한 상이면 푸짐하다 못해 과한 전라도의 인심과 맛깔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어 ‘한정식’을 찾는 외국인은 해마다 늘고 있다.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순천의 자랑, 한정식의 대표 주자 명궁관으로 향해보자.

순천 명궁관 전경 / 박찬 기자

순천 명궁관 전경 / 박찬 기자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한옥 건물이 보기 좋은 ‘명궁관’(대표 정영란)

손님을 반기듯 활짝 열린 대문 넘어 아기자기한 꽃이 피어있는 작은 뜰 사이로 개량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아낙네들을 볼 수 있다.

단아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전통 창호문과 따뜻한 온돌을 배경으로 이윽고 본 음식을 먹기 전에 입맛을 돋워 줄 흑임자죽이 나오고, 한정식의 한상 차림이 시작된다.

한정식 한 상 차림 / 박찬 기자

따뜻함과 신선함을 위해 코스별로 음식이 나오는 게 기본이지만, 이날은 특별히 사진에 다 담기위해 한 상 차림으로 음식을 뽐냈다.

떡갈비, 전복, 홍어삼합, 생고기, 회 등 뻔한 상차림 같지만 이 속엔 특별함이 숨어 있다.

흔한 된장마저도 콩을 직접 키워 메주를 쑤고 된장을 만드는가 하면 한정식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없는 서대, 양태 구이와 가죽부각, 개소겡 무침이 눈에 띈다.

서대,양태, 굴비 구이 / 박찬 기자

서대는 칼륨과 인이 풍부하여 혈압을 낮추는 기능으로 꼬득꼬득 말리거나 구이, 조림으로 먹으면 그 맛이 아주 뛰어나다.

서대가 제철인 요즘엔 서대회도 맛 볼 수 있는데 찾아오는 손님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특별한 음식 중 하나.

김 부각, 가죽 부각 / 박찬 기자

개소겡(대갱이) 무침 / 박찬 기자

마른안주 같은 비쥬얼을 뽐내는 가죽부각과 개소겡 무침은 아마 한정식만 고집하는 매니아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음식 일듯 싶다.

가죽부각은 밀가루를 살짝 입혀 그늘에 꼬들꼬들하게 말린 다음 기름에 튀겨 먹으면 향과 맛이 기막히게 어우러져 씹는 맛이 일품이다.

씹는 맛은 개소겡 무침도 무시 할 수 없다. 대갱이 무침이라고도 하는 망둥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말려서 무침을 해먹으면 밥반찬으로도 술 안주로도 이만한 게 없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정영란 주인장의 마인드로 수 십가지 되는 반찬에 MSG(화학조미료)로 맛을 내지 않고 오직 막걸리 식초와 젓 장을 이용해 간을 하니 자극적이지 않아 모든 반찬이 밥도둑이 될 수밖에.

전라도 음식은 특유의 강한 맛으로 미식가들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이 곳 명궁관은 음식 하나하나 고유의 맛을 살려 엄마 손 맛 같은 깊은 맛으로 오랜 여운을 남겨준다.

'명궁관' 정영란 주인장 / 박찬 기자